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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시가 붙은 글은 폭력 및 성적 묘사를 포함합니다. 표시가 없어도 기본 어른테이스트



마른 짚풀 아래서 자작하게 타오르는 불씨는, 때로 그 은밀함 탓에 활활 타오르는 불구덩이 속 보다도 더 뜨거운 법.

하타케가의 작은마님이 숨겨왔던 마음이 꼭 그러하였다. 그 열을 드러내면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저 품고 있기만 하기엔 마음이 너무나 고통스럽다. 살려면 그걸 누군가 받아주지 않으면 아니 되었다. 마님에게 그 누군가란 바로 지금 눈 앞에 있는 제 집 노비 돌쇠였다. 이루카는 애써 남근에서 시선을 돌리고 촉촉해진 속눈썹을 내리깔았다. 가슴 속에 있던 불꽃이 당장이라도 몸을 뚫고 나와 온 몸을 다 태워버릴 것만 같았다. 공기가 어찌나 긴장되었는지 작은 숨조차 생생하게 느껴지는 방 안. 당장이라도 거세게 저를 저지를듯이 시뻘건 욕망을 드러내고 있는 시선. 그 시선만으로도 오싹오싹 몸이 떨리는데 정말로 그 살이 닿으면 어찌될까. 애타는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돌쇠는 단지 그 뜨거운 눈빛을 먹음직스러운 목덜이나 열에 달뜬 다소곳한 옆 얼굴에 기게 할 뿐이다. 애가 타는 만큼 입술이 바싹바싹 말랐다. 지체하지 말고 얼른 그 두꺼운 팔로 저를 꽉 안아 주었으면. 양가집 며느리가 집 노비에게 바라는 것이라 하기엔 지나치게 상스러운 바램이 아닐 수 없었으나 천하게 자위하는 것을 들키고 맨몸까지 보인 시점에 벌써 일은 나도 크게 난 것이다. 지금 이루카를 잠식한 것은 정숙해야 할 몸이 더럽혀졌다는 수치가 아니라 상상으로밖에 만질 수 없었던 사내가 그 맨몸과 발기한 남근을 드러내고 제 앞에 있다는 사실이었다. 방구석 끝자락을 보고 있던 이루카는 갑자기 마음이 울컥하였다. 금방이라도 터질듯한 정욕에 차, 내쉬는 숨 하나도 예사롭지가 아니하면서 왜 아무것도 하지 않는지.

그냥 생각을 해 보아도 제가 양반에, 서방까지 있는 몸이라 함부로 손대지 못하는 것이 분명한데, 이루카는 자꾸만 돌쇠 옆에서 알짱대던 초희 그년이 생각났다. 초희뿐만 아니라 틈만 나면 대문을 기웃거리는 양안댁네 채미, 그 건넛집 신애, 방앗간 집 영채. 그간 돌쇠랑 말 한번 섞어보겠다고 전이며 떡이며 들고 돌쇠 뒷꽁무니만 쫓아다니던 처자들. 그것을 볼 때마다 얼마나 가슴이 구겨지고 찢어질 듯 아팠던지. 어쩌면 벌써 초희랑 배가 맞은 것인지도 모른다. 초희가 아니라면 제가 모르는 다른 기집과. 이미 약속을 한 정인이 있으니 이렇게 저를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냔 말이다. 돌쇠가 누구랑 몸을 섞은 들 제가 뭐라할 처지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면 서방 뺏긴 아낙마냥 눈 앞이 시뻘개지고 용서가 되지 아니하였다.

이루카는 벽에 반쯤 기대고있던 제 몸을 천천히 이불 위로 기울여 쓰러트렸다. 그리고선 제가 꼭 붙들고 있었던 옷자락을 슬그머니 옆으로 밀버리기까지 하였다. 반쯤 풀린 검은 머리카락이 흰 비단 요 위에 흐트러지고 옷에 의지해 가려져 있던 성기가 외기에 노출되며 움찔대었다. 탱탱하게 솟아오른 귀두 끝은 만지지도 않았는데 축축하게 체액을 흘리며 그 액으로 납작한 아랫배나 기둥을 다 적시고 있다. 아까 그 우람한 남근을 보고 있던 것만으로, 벌써 삽입이라도 당한 듯한 기분이 되었던 것이다. 몸의 여린 살덩이들도 사시나무 떨리듯 바르르 떨리었다. 마음은 그리도 꽁꽁 감추었으면서 몸은 스스로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솔직하였다. 조신하지 못하고 추접한 짓을 하고 있다는 자각은 있었다. 늦은 밤 방에서, 남편도 아닌 외간 남자 앞에서, 그것도 천것 앞에서 이런짓을 하다니. 그래도 멈출 수 없었다. 빨리 저를 어찌해줬으면 싶었다. 그 누구도 아닌 제 앞의 돌쇠가.

팔다리에 얽혀있던 옷자락도 걷어내고 이제 그 몸에 걸치고 있는 것이라고는 흰 버선 뿐. 이불 위에 눕혀진 그 촉촉한 알몸을 누구 보라고 드러낸 것인지는 너무나 자명하였다. 이루카는 차마 돌쇠를 보지 못하고 이불에 처박았던 고개를 들었다. 그간 마음 속에만 쌓여 저를 못살게 굴었던 서러움과 외로움, 욕망, 질투, 그 모든것들이 갈 길을 잃고 눈꼬리로 툭 하니 굴러 떨어졌다. 그것을 본 돌쇠는 제 중심과 아랫배에서 올라오는 뻐근한 아픔에 무심코 긁힌 숨소리를 냈다. 제 숨이 얼마나 거칠어져 있었는지 그제서야 깨닫는다. 당연한 일이다. 평소 천것들은 빤히 바라보는 것 조차 허락되지 않는 귀한 마님. 그 마님이 아리따운 몸을 펼친채로 애처로운 눈빛마저 보내며 빨리 저를 안으라고 졸라대고 있는 것이다. 어느새 마님을 내려다보게 된 돌쇠와 그런 돌쇠를 올려다보는 마님의 시선이 맞닿고, 이제 상황은 일촉즉발이었다. 상기한 입술이 달싹거리면서 작은 목소리를 뱉어내었다. 귀 기울이지 않으면 놓칠 것 같은 못미더운 목소리였으나 온 신경을 다 마님에게 쏟고 있던 돌쇠의 귀에는 똑똑히 박혀 들었다.

“....돌쇠야.”

저를 부르며 유혹하는 애닳은 목소리. 바로 뒤이어 그 목구멍에서 터져나온 것은 탄식같은 신음소리였다.

“아.....!!!”

두 몸이 엉기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검은 머리카락을 헤치고 돌쇠의 흰얼굴이 목덜미로 파고들어왔다. 덩달아 뜨거운 몸도 틈도없이 밀착하였다. 활짝 꽃이 핀 열여덟과 단단하게 영글은 스물 다섯 사내의 육체가 만났으니 이제 이 두 몸을 떼어놓는 것은 부처님이라 해도 불가능 할 것이다.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서로의 닿은 몸을 제 몸에 무작정 비벼대었다. 가슴에서 배에서, 서로 팽팽히 날을 세우고 있는 하반신에서 자신의 것이 아닌 다른 뜨거운 육체의 꿈틀거림이 너무나 생생했다. 돌쇠는 마님의 머리 옆에 제 몸을 지지하고 있던 팔꿈치를 무너트려 어깨와 머리를 꽉 끌어안았다. 목덜미로 훅 끼쳐오는 뜨거운 숨에 이루카는 목을 움츠렸으나 그 틈을 거칠게 파고드는 입술을 저지하지는 못하였다. 뒤채는 몸을 강하게 옥죄면서 목줄기와 쇄골을 축축하게 핥는다. 두꺼운 혀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기어올라와 예민한 귓바퀴와 귓볼을 깨물고 빨아대었다. 때때로 그 혀는 귓구멍으로 출입을 반복하며 그 안의 뇌를 직접적으로 저지르고 갔다.

“앗, 아응, 아앙....!”
“마님...!”

입술을 귓구멍에 꽉 댄 채 작게 속삭여진 저음의 목소리에 머릿속이 엉망으로 녹았다. 음성과 함께 쏟아진 한숨에 함축되어 있는 정욕의 색도 너무나 자명히 인식되었다. 이 사내도 저를 원하는 것이다. 제가 그를 원하는 것 만큼이나. 훅 하고 오르는 열기에 참지 못하고 몸을 비틀려 해도 강하게 저를 끌어안고 있는 팔이며 짓누르는 체중에 몸뚱이는 움직이지 않았다. 이루카에게는 그것 역시 사내가 저를 원하고 있다는 또 다른 증거처럼 여겨졌다. 저도 모르게 어리광 섞인 울음소리가 나왔다. 그것도 모자라 기어이 눈물을 줄줄 흘리기까지. 돌쇠는 그 눈물도 다 제가 핥아 먹고는 마님의 바램을 안 것 마냥 손을 내려 바짝 선 유두 두개를 손에 움켜쥐었다. 유륜과 유두를 한번에 꼬집고 비틀어댔다. 때로는 엄지 손가락을 꾹꾹 누르며 밀기도 하고 작은 돌기만 손가락 사이에 넣어 둥글게 빚기도 하였다. 제 생각대로는 움직여주지 않는 손이다. 당연히 그간 혼자 위로해 왔던 애무와는 차원이 달랐다. 맞닿은 하반신은 여전히 마찰을 반복하고 있었다. 가감없이 부벼지는 성기에서 나온 투명한 액체가 아랫배를 흥건히 적실 수록 다리를 가누기가 힘이 들었다. 처음에는 조개처럼 꽉 다물려 있었던 무릎이 서서히 벌어지니 자연스럽게 그 사이에 돌쇠의 허리가 끼어든다. 덕분에 아까전보다도 더 강하게, 더 은밀한 곳에서까지 사내의 남근이 파고들어왔다. 남근이 다리 사이 여린 허벅지 살을 건드리기 시작한다. 그 모양이 마치 제가 들어 갈 구멍을 애타게 찾는 것도 같았다. 튼실하다 못해 탐이 나기까지 하던 그 큰 성기가 더 안쪽을 문질러줬으면 하는 욕심에 저도 모르게 다리가 더 벌어졌다. 그런 마님의 뜻을 알기라도 하듯 돌쇠는 말도 않고 열심히 제 몸을 움직일 뿐이다. 새삼 그 돌쇠가, 제가 그리도 한번 닿아보고 싶었던 사내였다는 것을 깨닫고 현기증까지 났다. 태양빛 아래서 건장함을 뽐내던 두꺼운 어깨와 등이 시야를 스쳐지나간다.

“후응, 응...아앙, 아...”

돌쇠의 은빛 머리카락을 잡은 채 쾌감에 바들거리던 손이 천천히 단단한 목선을 타고 내려와 넓은 어깨를 손바닥으로 쓸어 내린다. 꿈틀거리고 있는 등과 허리의 근육도 생생히 감지할 수 있었다. 맨 살을 만지고 싶어서 성급히 옷자락 안에 손끝을 쑤셔 넣고 있으니, 갑자기 손으로 애무되고 있던 젖꼭지가 입안에 물려 세게 빨렸다.

“으앙! 아아, 앙!”

손과는 또 다른 축축한 감촉에 자지러지면서 이리저리 상체를 뒤채는데도 가슴에 달리붙은 입술은 떨어지기는 커녕 집요하게 쫓아다녔다. 흡착한 입술 속에 있던 까칠한 혀가 심지를 가지고 돌기를 흔든다. 날카로운 이로 물고 잡아당기면 그것만으로도 사정을 할 것 같아 다리를 바르작거렸다.

너무 세게 빨아대서 유두에 피멍울이 졌는지도 모른다. 아프다고 작게 항의까지 한 것이지만 돌쇠는 들리지 않는 듯 여전히 묵묵부답 제 앞에 있는 몸만 탐하였다. 빈 손으로 허겁지겁 마저 상의를 벗어 던지고 어설프게 남근만 드러내고 있었던 바지도 아예 내려버렸다. 그리고선 이불 위에서 허우적 거리고 있던 팔을 낚아 채어 제 목에 둘렀다. 그 성급함이 뒤꽁지에 불이라도 붙은 듯 참으로 급박하였다.

하긴, 날이 갈수록 익어가는 젊은 마님의 살랑이는 몸짓이며 향기에 홀린 것이 어디 동네 사내들 뿐만이었겠는가. 천한 노비신세라도 나름 불알 두쪽 달린 사내라, 웃으며 마당을 거니는 그 뒷태를 보면 절로 그쪽으로 눈이 갔다. 우연히 몸이 가까워지면 저 같은 천것들에게서는 나지 않는 고운 향기 같은 것이 나는 것도 같았다. 저를 쫓아다니는 계집들과는 견줄 수 없는 고상함과 청초함. 양반이라 그러한가, 아니면 원래 그리 탐스럽게 태어났나. 꽤 오랫동안, 감히 귀한 마님을 남몰래 연모하였다. 그 육체가 내뿜는 색에 머리가 아찔할 정도로 핑 돌았다. 건드리면 톡 하고 터질 것 같은 칠월의 청포도 같이 자란 새애기씨. 당장이라도 탄력있는 피부를 깨물고 깊은 안쪽을 마음껏 저지르고 싶다. 생각만 해도 머리 속이 뜨끈뜨끈하였다. 그러나 아무리 가지고 싶어도 못가지는 것이다. 아무리 원해도 안되는 것이다. 그때까지 제 사는 처지에 한번도 불만한 적이 없었던 돌쇠는 처음으로 저도 모르고 살았던 응어리를 깨달았다. 어째서 이 어여쁜 마님이 그 병신의 것이란 말인가. 애초에 마님이 마을에 왔을 때, 제가 먼저 등으로 그 몸을 받았다. 그러니 이 몸은 애초부터 제 것이 아니냔 말이다.

목에 둘러졌던 손이 그런 돌쇠의 말을 수긍이라도 하듯 크게 등을 쓸면서 허리를 붙들었다. 그제서야 돌쇠는 고개를 들어 눈가를 적신 채 흐트러져 있는 얼굴을 보았다. 제가 손으로 입술로 준 쾌락에 견디지 못하고 가쁜 숨을 들이 마시고 있는 입술. 붉게 상기된 볼. 부끄러운 듯 젖은 속눈썹을 바르르 떨면서도 그 아래 까만 눈동자는 앞으로 닥쳐 올 더 큰 쾌감을 기대하며 저를 바라보고 있었다. 한번도 서방에게서 이런 뜨거운 애무를 받아보지 아니한 것이다. 그 병신은 땀에 촉촉하게 젖어 윤기나는 어깨를 팔로 안아 보지도 못했을 것이고 이 예민한 가슴이나 성기에 얼굴을 묻고 마음껏 핥아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은밀하게 숨겨져 있는, 향기로울 것이 분명한 그 가랑이 깊은 곳을 질펀하게 녹여 준 적도 없겠지. 그러나 자신은 그런 것들을 질릴만큼 해 줄 수 있다. 사내에게 사랑 받는다는 것이 뭔지를 가르치고 원하는만큼 안을 저질러 이 욕망에 뒤채는 몸을 만족시켜 줄 수 있었다. 발기한 남근이 아플지경까지 빠듯하게 경도를 더할 수록 빛나는 남색의 두 눈동자에는 죽여왔던 탐욕이 스며든다. 돌쇠는 주저없이 허벅지를 안고 가랑이에 얼굴을 묻었다. 이미 흠뻑 젖어 있던 성기를 입안에 다 욱여넣고 빨았다.

“흐앗, 앙! 아, 안돼...ㅅ...!! 아아응, 응, 아앙!”

성기를 뽑아 먹기라도 할 것 같은 기세에 놀라 위로 도망치려해도 허벅지를 안긴 탓에 불가능하였다. 허리며 다리를 비틀어봐도 되려 제 성기를 입 안이 떠넘기는 꼴만 되었다. 뿌리까지 입 안에 빨린 채로 혓바닥이 성기에 꿈틀거리는 촉감에 사타구니에 있는 은발머리를 움켜쥐었다. 계속 참고 있었던 사정감이 울컥 치밀어 오르는 것을 견디었다. 견디기 위해 벌어진 허벅지를 닫으면 은발 머리가 가랑이 사이에 끼어 마치 더 해달라는 듯 조르는 모양새가 된다. 설상가상 안긴 허벅지가 밀어올려져 배와 가슴팍에 닿았다.

노란 촛불 빛 아래 침으로 번들거리는 성기와 음낭, 충혈된 회음과 꿈틀거리는 애널이 드러난다. 아무리 몸을 섞었으면 하고 바랬다고는 해도 이런 곳을 다 드러내 보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그러나 그것을 부끄러워할 틈도 없이 이번엔 갈라진 엉덩이 사이로 입술이 들러붙었다. 음낭을 한번에 넣고 혀로 부드럽게 굴리고 입술로 부드럽게 말랑거리는 촉감을 충분히 느끼었다. 혓바닥을 넓게 펴 천천히 회음쪽으로 혀를 기게 하면 지금까지 이상으로 화려한 신음이 터져나왔다. 아무래도 회음 근처를 많이 느끼는지 뾰족하게 세운 혀로 찌르거나 입술을 떠넘기고 죽쭉 빨면 엉덩이까지 움찔거리며 성기 끝에서 정액을 흘렸다. 소변처럼 줄줄 새어나온 정액이 제 배와 가슴 위에 뿌려지고 이루카는 머리를 흔들었다. 몸 이곳저곳을 사내의 입술과 손이 저질러간다. 예민한 곳곳마다 뜨거운 숨이 걸리었다. 눈을 뜨면 다리 사이에 얼굴을 파묻은 사내의 머리꼭지가 보였다. 바로 앞에 발기한 제 성기도, 부끄러움도 모르고 끝에서 흘러넘친 음액도. 사타구니 안쪽에서 들리는 추접한 물소리가 너무 컸다. 회음과 애널에 닿는 숨이나 축축한 촉감, 이리저리 희롱당하는 느낌 뿐만 아니라 시각으로나 소리로까지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이렇게 알게된다. 그것을 눈치챘는지 돌쇠는 이번엔 벌어져 있던 허벅지를 한계까지 제쳐올렸다. 머리를 넘은 무릎에 이불의 섬유가 닿는다. 허벅지가 얼굴 위에 올라가 몸이 완전히 둥글게 말렸다. 덕분에 질척해진 제 다리 아래가 시야에 똑똑히 들어왔다. 성기는 얼굴에까지 닿을 듯 하였다. 괴로운 자세 였지만 오들오들 제 몸을 타고가는 쾌감에 힘든 것도 몰랐다. 돌쇠는 과시하듯이 가까워진 시선을 맞추며 혀를 내밀어 애널과 회음을 훑어보였다. 지금 누구에게 이 몸을 내밀고 있는 것인지 똑똑히 알게 하려는 의도가 분명하였다.

“아앙! 아, 도....돌쇠야....흐읏, 아읏, 응....!”

마님이 저를 부르면 돌쇠는 만족스러운 듯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문득 그는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제 이름을 떠올렸다. 다들 멋대로 부르기 시작했던 돌쇠라는 이름 대신 지금은 저 이외에 아무도 모르게 된 이름을 가르친다. 엿이라도 핥아 먹는 듯 이를 세우고 빨면서 말을 하면, 애널을 꽉 조이면서 신음소리와 함께 그 이름을 입에 대었다.

“아, 아응....카, 카...시 흐읏..”

정신이 반쯤 나간 듯 힘없이 벌어진 입술 사이로 흐른 제 이름이 아주 특별하였다. 상것 이름 따위가 뭐 그리 중요하냐 생각했다만 이렇게 이름을 불리니 새삼 이 몸을 제가 다 가진 것 같았다. 실룩이는 탐스러운 엉덩이와 조여졌다 풀어짐을 반복하는 애널을 본다. 그쯤해서는 정말로 참기가 힘들었다. 돌쇠는 한쪽 팔뚝으로 양 허벅지를 지지한 채 무턱대고 구멍에 손가락을 쑤셔 넣었다. 젖은 구멍은 생각보다도 쉽게 마른 손가락을 허락 했다. 방금 전까지 핥아 준 탓도 있지만 애를 배야하니까, 일부러 서방의 정액을 빼지 않아서 그랬다. 생각지도 않게 이 집안 주인마님의 흔적을 발견하고서 돌쇠는 머리에 피가 올랐다. 제 것이 더럽혀진 것 같은 분노에 구멍을 후비는 손가락의 움직임은 조금 신경질적이었다. 일단 그것을 다 빼내야 한다. 긴 손가락을 깊게 파묻고 마디를 구부러트려 내벽을 벅벅 긁어내렸다. 애널에서 정액이 긁혀나와 그 병신의 흔적이 지워질수록 기묘한 독점욕이 그를 잠식하였다. 그 중에 의도치 않게 깊숙한 안쪽의 성감대를 건드리기도 하였다.

“아! 아웅, 응!”

안을 건드려졌을 때의 반응은 혀로 몸을 애무당하고 있을 때와는 또 남달랐다. 구부정한 자세로는 마음대로 허리를 제칠 수 없어 손가락을 꽉 문 채로 좌우로 엉덩이를 흔든다. 그것도 엉덩이를 잡고 있는 손힘에 제지 당하자 기어이 침을 주륵 흘리고 눈물을 펑펑 쏟는 것이 아닌가. 안에서 더 이상 긁혀 나오는 것이 없으면 돌쇠는 본격적으로 애널에 중지와 약지를 넣어 약한 아랫배 부근을 자극했다. 손가락을 벌리거나 둥글게 돌려 뼈마디며 거친 지문을 사용하였다. 구멍이 탐욕스럽게 손가락을 집어 삼키고 있는 그 모양은 이미 백치처럼 풀어진 검은 망막에도 비추어졌다. 이렇게 깊은 곳까지 손가락이 들어온 적은 없었다. 안에서 느껴지는 응어리를 만지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돌연 건강한 목이 뒤로 휙 꺽이고 당장이라도 뒤로 넘어갈 듯 숨이 가빠졌다. 뒷구멍을 자극당해 또 사정을 하려는 것이다.

“아, 시, 싫...어, 아, 아앙! 싫어...엇!”

돌쇠는 그 아이처럼 혀 짧은 소리가 참으로 귀엽고 예쁘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니 자극에 못 견디고 발버둥을 치며 어깨를 밀어내어도 탄탄한 몸은 밀리기는 커녕 더 세게 몰아부치기만 할 뿐이다. 아랫배에 피가 몰리고 머리가 멍해졌다. 그와 동시에 얼굴 가까이에 들이밀어졌던 성기가 떨리고 이윽고 쏟아져나온 정액이 얼굴과 가슴 위로 후두둑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발끝에서 올라오는 저림은 소리를 지르고 몸을 흔들지 않고서는 참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만 멈춰야 할 손가락의 움직임은 상관 없다는 듯 여전히 안을 후비며 이루카를 괴롭혀댔다. 되려 사정을 하니 삽입을 하는 손가락의 움직임이 더 거칠어지기까지 하였다. 가뜩이나 사정으로 예민해진 몸에는 견딜 수 없는 자극이었다.

“흐앙! 앙! 으앙! 앙!”

요도에 남아있는 정액을 다 짜내기라도 할 심산이었나보다. 손가락이 배 안의 멍울을 강하게 누르고 나오면 하체가 흔들렸고 성기에 남아있던 정액이 분출되며 얼굴로 날아왔다. 돌쇠는 정액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안을 들볶고서야 손가락을 떼주었다. 콧등과 볼, 입술, 가슴에 정액을 묻히고 있으니 마치 사내에게 씨라도 받은 것 같은 모양이다. 돌쇠는 입술과 오른쪽 볼에 뭍어있던 정액을 손가락으로 떠서 제 입에 집어 넣었다. 비리고 쓴 액이 분명한데 그저 달게 느껴지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그제서야 그는 상체를 들어 제 성기를 두어번 용두질 했다. 한껏 들어올려진 흰 엉덩이를 딱딱한 남근으로 두어번 때리고 애널과 회음부에 끼워 문질렀다. 성기 끝이 에널에 닿으면 망설이지 않고 그대로 꾹 밀어 넣었다. 만져도 도달할 수 없는 쾌감을 좇아 스스로 다리 사이를 문지르고 있었던 애처로운 모습을 본지라 더 애를 태워주고 싶지만 얼른 안을 쑤시고 싶어 정신이 없었다. 물론 정신이 없는 것은 돌쇠 아래서 울고 있는 마님도 마찬가지였다. 돌쇠, 아니. 연모하는 사내가 정욕에 눈이 뒤집어져 제 안에 성기를 집어넣고 있다. 탐이나 빤히 바라보고야 말았을 만큼 크고 긴 성기가 좁은 애널로 천천히 밀려 들어왔다. 이루카는 그런 돌쇠를 보는 것만으로도 느꼈다. 질퍽하고 강한 애무에 한껏 느낀 것도 모자라 경험해 보지 못한 사정까지 한 것이지만 아직 시작도 하지 아니한 것이다. 시작도. 얼마나 더 큰 쾌감이 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 감도 잡을 수 없었다. 성기의 크기가 두려움과 기대감을 동시에 주며 심장이 참새마냥 벌렁벌렁 뛰었다. 빠듯하게 안이 채워지는 느낌에 몸도 떨리었다. 그저 불쾌하고 싫기만 했던 서방의 성기는 비할 것이 아니었다. 가장 두꺼운 부분이 삼켜지면 단번에 뿌리까지 들어왔다. 거친 음모가 음낭과 성기 부근을 간지럽히고, 내장까지 닿는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로 깊은 곳까지 성기가 느껴져 소름이 끼칠 지경이다. 잘도 그런 곳까지 닿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루카는 어느새 엉덩이를 들고 있던 불편한 자세에서 벗어나 다리만을 크게 벌린 채였다. 안을 꽉 채운 남근이 주는 포만감에 아랫배에 손을 올려 만져 보았다. 씨도 안받았는데 벌써 애가 선 듯 하여 이상한 기분이었다. 애를 배면 이런 느낌일까. 어쨌든 얼굴과 가슴을 정액으로 한껏 더럽힌 채 순진하게 아랫배를 만지고 있는 모습이 얼마나 사내 가슴에 불을 지피는지 모르는 것만은 분명하다. 돌쇠는 무릎 뒤를 잡고 꾹꾹 누르면서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아응.....! 응!”
“크....윽.”

과연 돌쇠의 남근도 그 좁은 구멍 속에서는 힘이 들었다. 들어갈 때도 나갈때도 애널의 근육들이 빠듯하게 저를 붙든다. 엉망진창으로 안을 휘젓고 싶어지는 것을 호흡을 가다듬고 참았다. 힘을 쓰면 못할 것도 없지만 지금 허리를 썼다가는 분명 애널을 찢고 피를 볼 것이다. 느린 움직임에 애무로 흐렸던 눈동자에도 서서히 정신이 돌아왔다. 이루카는 그제서야 천천히 제 몸 위를 덮고 있는 사내의 얼굴을 본다. 확실히 카카시는 노비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깨끗한 은색 머리카락 아래 보이는 형태 좋은 이마와 눈썹. 그리고 그 밑 조금 움푹 패인 눈두덩에 자리한 날카로운 눈매. 높은 비량과 남자다운 입술. 날렵한 턱선. 왼쪽 눈 위에는 사고라도 당한 것인지 길게 찢어진 상처가 있었다. 그러나 그 상처는 흉이라기 보다는 정한 얼굴에 사내다움을 더해주는 징표처럼 보였다. 이를 뒷받침하듯 굵고 긴 목과 넓은 어깨는 건장하였고, 형태 좋은 근육이 붙은 가슴과 팔은 무심코 기대고 싶을 정도로 단단하였다. 과연 동네 처자들은 물론 임자있는 마님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만 한 모습이다. 이루카는 덜덜 덜리는 팔을 뻗어 돌쇠의 머리를 끌어 안았다. 말 없이 안겨주는 것이 좋아서 은발 머리카락 안에 손을 집어넣어 마음껏 헤집었다. 돌쇠의 손은 어느새 무릎에서 통통한 허벅지를 오고가며 여린 살을 주무르고 있었다. 마님의 가슴께에 이마를 대고 있다가 고개를 들면 서로의 탐욕스러운 시선이 맞았다. 당장이라도 허리를 흔들고 싶은 욕구를 참고 있던 돌쇠는 얕은 신음을 흘리고 있는 입술을 보고 충동적으로 거기에 혀를 집어넣었다. 안에 숨어있던 살덩이를 찾아내 깨물고 빨아 올린다. 윗턱을 간지르면 높게 신음하며 긴장해있던 구멍이 다시 수축을 반복하기 시작하였다. 그에 더해 빨갛게 심지를 굳히고 있던 유두 두 개에 손을 대니 어느새 한결 더 움직이기가 수월해졌다. 아무런 생각이 나질 않는다. 그저 본능적으로 구멍에 허리를 털었다. 박힐 때마다 신음을 터트리면서 제 아래 누워있는 작은마님. 새애기씨. 견디기가 힘든지 손으로 단단한 허벅지를 밀어낸다. 그러나 그 힘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약하여 애처롭기까지 한 것이다. 내는 소리에는 어느새 어리광 같기도 한 울음소리가 배였다.

“앙! 아, 아앙! 읏, 하으, 응...!”

굳이 수고를 걸지 않아도 큰 성기는 기분 좋은 곳에 마찰을 주었다. 성기가 들어가고 나올 때마다 목구멍에서 참을 수 없는 신음이 터졌다. 점점 소리가 높아진다. 소리를 지르고 허리를 흔들지 않으면 애널과 남근이 만난 아랫배 깊은 곳에서 흘러나온 쾌감에 그대로 떠밀려 갈 것만 같았다. 단단한 불덩이 같은 것이 파도처럼 밀려와서는 몸을 다 태울 것처럼 찌릿한 쾌감을 몸 안에 남기고 갔다. 이루카는 핏줄 선 팔뚝을 꽉 붙들었다. 겁이 날 정도로 큰 열이 아랫배 속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었다. 몸이 오싹오싹하였다. 조금만 더 있다간 머리가 이상해 질 것 같았다. 저와 사내의 헐떡이는 숨소리가 커질 수록 언제 터질지 모르는 아슬아슬함도 부피를 늘려갔다. 깊이를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에 당장이라도 빨려 들어갈 것 같은 감각은 공포와도 닮아 있었다. 사실 이것은 작은마님에게 있어서는 가히 충격적인 경험이었다. 그간 서방 위에 앉아서 스스로 허리를 흔들었던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닌데도, 이런 끝이 안보이는 쾌감이 있다는 것은 몰랐다. 이 사내에게 손가락으로 안을 저질러졌을 때 죽을 것처럼 좋다고는 생각하였지만 그 역시 이런 종류의 쾌감은 아니었다. 이번엔 정말 너무 좋아서 죽을지도 모른다.

“아...안돼! 아앙, 앙! 하, 카카..시, 허억, 그, 그...만! 하악, 헉, 하응....!”

제 몸에 큰일이 날 것 같단 생각에 덜컥 겁이 나서 무턱대고 가슴을 밀어내면서 울었다. 생리적인 눈물이 눈가로 뚝뚝 떨어졌다. 당장이라도 고장나 멈춰버릴 것처럼 심장이 박동수를 늘리고 이유없이 스며든 뭉클함이 심장을 가득 부풀리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좁은 애널에서 얻은 뜨끈뜨끈한 열에 이미 사고하기를 멈춘 사내는 용서없이 허릿짓을 계속 할 뿐이다. 위로 도망가려는 몸을 제 쪽으로 끌어내려 단단하게 골반을 움켜쥔다. 멍한 머릿속으로는 간신히 마님이 제 이름을 불렀다는 사실만 입력이 되었다. 더 불러줬으면 해서 다시 허리를 고쳐잡고 있는 힘껏 제 남근을 밀어 넣었다. 젖은 살이 마찰하며 내던 질척한 물소리도 엉덩이와 골반이 부딪치던 퍽퍽거리던 소리도 덩달아 커진다.

“...쇤네는, 큭, 마님 것, 입니다.”
“...아읏, 아...흑! 카카, 시, 하악, 헉, 아응...! 응!”
“마님이... 오셨, 을, 후으....때부터.”
“카..카시....헉, 앙, 아앙...나, 나도, 앙...아.......!!”

아랫배의 혈관이 터질것처럼 한꺼번에 피가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제 이루카는 신음소리도 못내고 입술만 크게 벙긋거리며 고개를 뒤로 꺽었다. 사고가 불가능해지고 허공에 흔들리던 다리와 팔이 움찔거리며 튀었다. 동공은 풀려도 벌써 풀렸다. 몸이 제 몸이 아니었다. 뭔가 거대한 것이 저를 덮치기 직전. 카카시가 조여진 애널에 한계까지 성기를 집어넣고 허리를 크게 돌린 때였다. 밑에서 꿈틀대던 허리가 감전이라도 당한 듯 갑자기 크게 휘었다.

“...........!....!!......아....!!”

마치 배꼽아래 팽창한 혈관들이 한꺼번에 폭발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젖꼭지와 성기가 만지고 있는 것도 아닌데 뾰족하게 서는 것이다. 엉덩이는 앞으로 확 들려서 회음과 애널이 빠르게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였다. 온 신경을 모조리 튕겨진 듯 한 충격에 전신이 성감대라도 된 것 같았다. 모든 감각이 하반신으로 집중되었다가 다시 전신으로 퍼져나간다. 의식이 몽롱하고 눈 앞이 깜깜해져 시야가 잡히지 않았다. 빠른 섬광 같은것이 신경을 타고 몸 곳곳에서 펑펑 터졌다. 가쁘게 내쉬고 있던 숨 조차 멈춰진 채 꺽여진 목에서는 명줄이 벌벌 경련하고 있었다.

“.....!.....아....!.....아!...........!”

그런 쾌감은 한번으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약간의 뜸을 두고 발작적으로 밀려왔다. 전기가 온 몸을 관통하는 느낌을 받을 때마다 의도와는 상관없이 허리가 꺽였다. 벌어진 입가로 침이 줄줄 흐르고 있는 것도 몰랐다. 당장 죽어도 좋을 것 같은 무서울 정도의 쾌감. 그와 동시에 수축과 이완을 빠르게 반복하는 근육의 움직임은 삽입된 남근의 사정을 재촉하였다. 카카시는 저를 조인 애널에서 밀려든 사정감에 휜 허리를 끌어 안았다. 머리 끝부터 애널에 연결 되어있는 남근의 머리까지 좋은 술에 취한 것 같은 명정감이 등줄기를 타고 찌르르 흘렀다. 남근의 뿌리 근처에 떠올라 있던 굵은 혈관이 애널의 수축에 맞춰 꿈틀대었다.

“큭.....!”

이윽고 낮은 신음과 함께 안쪽에서 뜨거운 정액이 터진다. 성기를 감싼 내부가 기다렸다는 듯 연동하여 정액을 더 깊은 곳으로 삼켰다. 기어이 마님을 안쪽까지 다 저지른 것이다. 말로 어찌 다 할 수 없는 정복감에 꾹 다물고 있었던 입술이 비틀렸다.

“크억....헉....!”

카카시는 허리를 더 흔들어서 남은 정액도 모조리 털어 넣었다. 제 씨라도 배면 좋다. 잡은 허리를 더 끌어 당기면서 등골을 꼿꼿히 세웠다. 남은 여운에 턱을 쳐들고 거친 숨을 골랐다. 벌겋게 부은 애널은 여전히 꿈틀대며 성기를 기분좋게 물고 있었다. 눈을 뜨고 그대로 시선만 내리면 제 하나밖에 없는 마님이 팔과 다리를 아무렇게나 내던지고 여전히 쾌감에 바르작거리는 중이었다. 이루카는 쾌락 속에서 쉽게 빠져 나오지 못하였다.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끝모르는 쾌감. 처음 느껴본 강렬한 오르가즘. 뜨거운 것이 질척하게 안을 적신 것이 좋았다. 정말 애가 설 지도 모르는데, 길게 저를 붙드는 성적 쾌감에 당장은 그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만족감과 포만감에 머리 속이 엉망진창이었다.

“아응......후으.....으응........응..........”

저릿한 몸 위로 덮여오는 사내의 묵직한 무게가 느껴졌다. 엉덩이로 성기가 주륵 빠지는 느낌과 작게 벌어진 구멍으로 정액이 흐르는 느낌도. 안을 쑤시던 거대한 남근이 사라지니 밑이 다 쏟아지는 것 같았다.


•••


하타케가 작은마님이 눈을 뜬 것은 그 다음날 저녁이 다 되서였다. 마님이 눈꺼풀을 올리면 근처에 앉아 수건을 짜고 있던 옥분이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을 걸었다.

“마님, 몸은 좀 괜찮으십니까요?”

오늘 아침, 평소 같으면 집안 아랫것들보다 일찍 일어나 집안을 살피는 바지런한 작은마님이 왠일인지 시어미 지아비 아침상을 차려야 할 때까지도 방밖으로 나오지 아니하였다. 무슨 일이 났나 싶어 장지문 밖에서 애타게 마님을 불러도 대답조차 오지 않는다. 작은마님 귀한 몸에 무슨 변고라도 생긴 건 아닐꼬 한참을 왔다갔다 하였다. 슬며시 문을 열어 보고 옥분이는 정말이지 깜짝 놀랐다. 이불 위에 누운 마님이 삶은 문어마냥 얼굴을 시뻘겋게 하고 끙끙 앓고 있는 것이 아닌가. 옷도 다 갖춰입고 이불까지 덮었으면서 오한이 나는지 어깨가 바르르 떨렸다. 냉큼 달려들어가 이마에 손을 대어 보고 화상이라도 입을 듯 펄펄 끓는 열에 더 놀랐다. 시집 오고서 아무리 고된 맘고생을 하여도 언제나 건강한 모습만 보이던 마님이 숨이 넘어갈 지경이다. 옥분이는 주인마님이랑 큰마님이 기어이 새애기씨를 잡아먹는구나 싶어 얼굴이 새파래졌다.

“초희야!! 청향아!! 돌쇠야!! 빨리 이리 좀 와 봐라! 얼른!”

조용하기만한 집에 한바탕 소동이 났다. 아침 댓바람부터 온 마당을 다 돌아다니는 옥분이를 보고 청향이는 왠 염병이냐며 욕을 하였지만 작은마님 앓는 꼴을 보고선 제가 더 기겁을 하였다. 웃긴 것은 돌쇠였다. 아녀자 방이라 차마 들어오지도 못하고 방 밖에 멍청하니 서 있다가 청향이가 새애기씨 죽는다고 호들갑 떨자 마당에 쿵 하고 엉덩방아를 찧는 것이 아닌가? 이래도 흥 저래도 흥 무뚝뚝하고 정 없는 사내라도, 그래도 상전 걱정은 하긴 하였나보다. 주저 앉아 기묘한 표정을 짓고있는 돌쇠를 약방 의원 모셔 오라며 쫒아내고 청향이에게는 마님을 돌보라 하였다. 늘상 마님이 하던 주인마님 식사수발은 제가 들었다. 늙은 마님은 며느리 아파 누웠단 말에 단박에 역정을 냈다. 주인마님도 썩 좋은 안색을 하진 아니하였다. 명색이 서방이면서 많이 아프냐 묻지도 않는다. 아무리 돈 주고 사왔다기로서니 늙은 병신과 아픈 시어미 모시며 살겠다고 온 착한 며느리를 그리 홀대한다. 의원에게 보이니 다행히 그냥 몸살이라 며칠 푹 쉬면 나을 것이란 이야기를 들었다. 자꾸 밖을 서성이며 기웃대던 돌쇠는 답지않게 시무룩하니 있다가 의원 말에 말없이 뒤뜰로 가 마른 장작을 패기 시작했다. 팬 장작을 아궁이에 밀어넣고 불을 지피니 금새 방이 후끈해졌다. 땀을 쭉 빼면 좀 괜찮아 질 것이다. 알아들을 수 없는 헛소리를 지껄이며 앓는 작은마님이 안쓰러워 옥분이는 내내 작은마님 옆에 있었다.

처음에는 상황파악이 잘 되지 않았다. 자고 일어 났는데 왜 이렇게 밖이 어둡고 옥분이가 곁에 붙어 앉아 저를 지키고 있는가. 꼼짝을 못할 정도로 몸이 천근만근 무겁고 내쉬는 숨이 뜨거웠다. 식은땀은 어찌나 흘렸는지 이불까지 다 흠뻑 젖어 있고 머리맡에선 한약 달인 냄새가 났다. 아팠던 것이다. 그래도 정신은 꽤 말짱하였다. 매일 머리가 무거워서 지끈거리는 날이 많았는데 깨끗하게 싹 정리가 된 것 같아, 몸만 아프지 않으면 가뿐하게 날아다녔을지도 모른다. 밖에서 들려 온 소쩍새 소리에 문득 장지문에 시선을 주었다. 숨이 탁 하고 막힌다.

....마님

장지문을 열어 제치던 사내의 모습이 불현듯 떠올랐다. 정욕에 타오르는 두 눈동자로 저를 보는 사내에게 알몸을 보였다. 질투에 차서 스스로 옷을 걷어내기까지 하였다. 서방 앞에서 옷을 벗는 수치와는 다른 종류의 부끄러움을 느꼈고, 맨 가슴이 맞닿았고, 그리고....아.

지난 밤에 무엇을 했는지가 다 생각이 났다. 몸을 짓누르는 무게감, 뜨거운 체온와 한숨, 강하게 어깨를 감싸 안던 힘, 꿈틀대는 무언가가 안을 가득 채운 감각, 그런 것들도 생생히 기억 할 수 있었다. 안겨서 죽어도 좋을만큼 기분 좋다고 생각 했었다. 정사가 끝나고서는 몸을 단장하지도 못하고 기절하듯 잠이 들었다. 놀라 황급히 제 몸을 내려다보니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제대로 옷을 차려입고 있다. 단정하게 정리 된 방 안도 그대로. 옥분이는 그저 제가 몸이 아픈 줄로만 아는 것 같으니, 필시 그 사내가 이리 해 둔 것이다. 가뜩이나 열이 오른 얼굴이 더 익어 머리기 핑 돌지경이다.

“아읏....”

일어나려고 몸을 일으켰는데 온 몸의 근육들이 비명을 지른다. 상체를 조금 든 것만으로도 특히나 허리와 엉덩이, 특히 밑이며 말 못할 안쪽이 쿡쿡 쑤셨다. 거기에 더해 누가 밟기라도 한 듯 전신에 감도는 근육통. 사실 이리 앓는 것도 당연하였다. 전신의 근육 섬유들이 한번에 다 풀어져 뜨겁게 녹을 듯 이완 되는 느낌. 살아생전 처음 맛본 오르가즘은 그러한 것이었다. 시집와서 이 년 내내 시어미 눈치보랴 서방 눈치보랴 뻣뻣하게 긴장만 하고 살았다. 그러다가 정신이 나갈 것 같은 쾌감에 마음껏 몸을 내던졌으니 몸이 못견디는 것이다. 바르작거리는 마님을 본 옥분이가 놀라 비틀어진 몸을 바로 눕혔다.

“몸살이 걸려도 독하게 걸리셨으니 무리하시면 안되어요. 원래 통 안아픈 사람이 아프면 더 아픈 것입니다요.”

옥분이야 마님이 앓게 된 이유를 알리가 없다. 순수하게 걱정을 해주는 그 다정함이 계면쩍고 부끄러워 얌전히 눕는다. 실컷 잠을 자서 더 이상 잠이 들 것 같지도 않고 가만히 눈알만 굴리며 있었다. 가만히 있으니 또 그 잘난 사내 얼굴이나 지난밤 일이 생각나 가슴이 벌렁벌렁하였다. 볼이 달아올라도 열이 그것을 가려주니 그나마 다행이다. 바느질하는 옥분이 옆 얼굴을 가만히 올려다보다 그제서야 걱정이 되었다. 누워 뻗어버린 탓에 오늘 하루종일 제 할 일도 못한 것이다. 진지 수발이며 목욕 수발도 못들었고 매일 바지런히 살피던 집안도 못둘러보았다. 병이 난 것이니 어쩔 수 없지만 그 병이 사내와 몸을 섞어 난 병이라 마음이 더 초조하였다. 애꿎은 아랫것들에게 역정이라도 내신 것은 아닌지.

“...어머님과 서방님은...”
“두 분 일은 걱정 마셔요. 쇤네가 알아서하였습니다.”
“뭐라 하시지는 않더냐. 미안하구나. 나 때문에...”
“정말이지 마님은 너무 착해빠져 아니되는 것입니다. 그런 생각은 왜 하십니까. 얼른 몸이나 낫우셔요.”
“으응... 그럼 집에 무슨 일은 없었느냐.”
“다들 평소처럼 밥먹고 일하고 낮잠도 자고 하였습니다. 참도 챙겼습니다. 쇤네들이야 알아서들 잘 싸돌아다니지 않습니까요.”

자꾸만 집안일을 묻는 마님의 쉰 목소리에 옥분이는 혀를 쯧 찼다. 이리 제 몸이 아픈데도 주변 사람들을 먼저 돌보고 걱정을 한다. 웃전인데도 웃전 같지가 않다. 원래도 열 여덟이라는 어린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철이 다 든 마님이었다. 그러니 할아버님이며 가솔들 좀 더 잘 먹여 살리겠다고 이런 집으로 시집까지 온 것이다. 온 세상만사 걱정은 혼자 다 하는 것 같은 마님을 보면 복장이 터질 듯 하다가도 마음이 참으로 안쓰러웠다. 상냥한 마음만큼 고운 마님이다. 다른 집으로 시집을 갔으면 금이야 옥이야 이쁨을 받고 살았을 것이 분명하였다. 앓아서 핼쓱해 보이는 얼굴에 떠오른 걱정이 좀 덜해질까 싶어 옥분이는 운을 뗐다.

“그러고 보니 오늘 초희 고년이 마당에 구르면서 울고불고 난리를 치긴 하였습니다.”

낮에 있었던 사건을 떠올리니 저도 모르게 킬킬 웃음이 난다. 이루카는 초희 이야기에 갑자기 귀가 번뜩 띄었다. 돌쇠와 아무사이가 아니었다고는 하지만 한동안 깨나 질투를 했던 처녀 이름이니 당연하였다. 옥분이의 주름진 눈이 곱게 접히며 호기심 어린 마님의 눈빛을 읽는다. 옥분이는 흠흠 목을 좀 가다듬고 오전에 있었던 사건을 찬찬히 더듬었다.

이것은 의원이 작은 마님의 진료를 마치고 돌아간 거의 직후의 이야기이다. 상것 주제에 콧대는 높아서 여우처럼 살랑살랑 거리며 다니던 초희가 갑자기 눈물 콧물 흘리면서 집이 떠나가라 곡을 시작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근처에는 돌쇠가 아주 질렸다는 듯 미간을 확 우그려트리고 멀뚱히 서 있었다. 처음에 옥분이는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였다. 안그래도 요즘 좀 잠잠하다 했다. 초희가 큰 소리를 내는 일에는 항상 저 돌쇠놈이 끼어있었으니 이번에도 초희 저년이 질투심에 또 뿔이 난 것이 분명한 게지. 그나저나 돌쇠 저 놈은 저만 오매불망 바라보며 애를 태우고 사는 초희가 저리 서럽게 울고 있는데도 눈 하나 깜짝 안하였다. 저것을 정이 없다 해야하는지 무심하다 해야 하는지. 하긴 처음 이 집에 왔을 때부터 원래 그런 놈이었다. 오랫동안 이 집의 일을 돌봐 온 옥분이는 당연히 돌쇠가 처음 온 날도 기억하고 있었다. 이제 열살이 좀 넘은 애가 뭔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눈동자를 빛내며 서 있었다. 지나가던 동네 노파가 돌쇠를 보고는 아무리 봐도 주인을 물 이리상이니 집에는 들이지 말라 하였다. 그러나 그때 돌쇠와 비슷한 나이 또래의 사내아이를 기르고 있던 옥분이는 연고도 없이 길바닥을 전전하는 돌쇠가 영 불쌍하였다. 큰 마님을 설득하여 집에 들인지 벌써 십 삼년이 되었다. 처음의 걱정은 기우였던 것으로 판명이 났다. 돌쇠는 주인을 물기는 커녕 일을 참으로 열심히 하였다. 혼자 장정 셋 몫은 거뜬히 할 정도로 힘이 좋기도 했다. 거기다 눈동자는 총명하고 생긴 것도 번듯하여서, 마을 처자들이 은발머리 끄트머리만 봐도 자지러졌다. 초희도 그런 처자들 중 하나였다. 돌쇠랑 같은 지붕 아래 살고 있으니 제가 무슨 마누라라도 되는 냥 굴면서 그 위세가 대단하였던 것이다. 그런 초희가 왜 갑자기 울고불고 했는가 하니, 그 돌쇠의 흰 등이며 팔뚝에 사정없이 난 손톱자국을 본 탓이었다. 그것이 이리보고 저리봐도 빼도박도 못하게 배가 맞은 증거인지라.

“아무래도 돌쇠가 다른 년이랑 정분이 난 듯 하여요. 초희가 그리 들러붙고 그래도 쳐다도 안보더니 마음에 달리 품은 정인이 있었나 봐요.”
“...그, 그러니?”
“초희 고년이 워낙 돌쇠를 좋아하지 않았습니까요. 돌쇠도 참으로 너무하지요. 정인이 있으면 진작 말해주면 좋았을 것을 다들 깜박 속았지 뭡니까. 비밀로 해줄테니 누구냐 물어도 입을 딱 다무는데, 어차피 이 마을 처자겠지만서도...."
“.......”
"그나저나 돌쇠 그 놈 힘이 좋아 밤일도 잘하나 봅니다. 어떤 처자인진 몰라도 어찌나 손톱을 세웠으면 그 흰 등이 엉망입디다요.”

영 기집에는 관심이 없는 놈인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그리 화려한 손톱자국을 대수롭지 않게 드러내고 일을 하는 모습이 영락없이 무심한 성격을 고대로 드러내는데 그래도 사내라고 이불 위에서는 다른 모양이지. 혼자 쿡쿡 웃음을 죽이다가 문득 뜬금없는 의문이 하나 들었다. 원래 그 놈 이름이 돌쇠가 아니었을건데. 돌쇠는 원래 이 집에서 오랫동안 일을 했던 노인네 이름이었는데 벌써 죽었다. 그 노인이 꽤 성격이 좋았어서, 그리워서 그랬는지 어쨌는지 새로 들어온 지 얼마 안된 애를 다들 돌쇠라고 부르기 시작하였다 . 원래 이름이 무엇이었더라...... 무심코 쓸데없는 의문에 사로잡혀있던 옥분이는 촉촉하게 젖은 마님의 눈가가 파르르 떨리는 것이나 수줍게 시선이 떨어지는 것은 미처 보지 못하였다. 가만히 제 이야기를 듣고 있던 마님이 돌연 가슴께까지 덮여있던 이불을 간신히 끌어올려 목까지 꽉 덮는다. 그러더니 기어이 몸을 웅크리고 옆으로 돌아 눕는 것이 아닌가. 움직이는 것이 힘이 들어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면서도 자꾸 구석으로 몸을 뒤채기까지. 혹시 어디가 더 편찮으신가 하여 괜찮으시냐 물으니 괜찮다는 모기만한 목소리만 들렸다. 옥분이는 마님이 제가 한 돌쇠 이야기에 이리 반응을 하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하고 제탓을 했다. 한참 앓고 이제 겨우 깨어나신 것인데 제가 너무 말이 많았다. 옥분이는 그제서야 허겁지겁 바느질감을 들고 일어났다.

“마님, 나으실 때까지 웃어르신 수발은 쇤네가 할 것이니 걱정 말고 푹 쉬시어요.”

일렁이던 촛불이 훅 꺼지니 방에 어둠이 밀려들어온다. 장지문 너머로 총총히 사라지는 옥분이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인기척이 완전히 사라지고서야 이루카는 울컥 참았던 숨을 내쉬었다. 쥔 손을 모아 뛰는 가슴께를 꼬옥 눌렀다. 옥분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심장이 터질 뻔 하였다. 기실 남에게 들키면 둘 다 무사치 아니할 일을 저질렀다. 실컷 조리돌림을 당하다가 관아에 끌려가서 목이 뎅겅 잘리던지 능지처참을 당할 것이다. 생각만 해도 오한이 들고 두려운 일이다. 그야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르겠지만...... 사실 정말로 신경이 쓰이는 건 이런 것은 아니었다. 그것과는 별개로 괜히 여기에 없는 돌쇠가 원망스러워졌다. 그 등에 그렇게 시뻘건 손톱자국을 남긴 것은 저이면서도 괜시리 죄 없는 돌쇠가 미운 것이다. 또 그렇게 아무데서나 웃통을 훌렁훌렁 까고 몸을 보이다니. 그리 탄탄한 몸을 보이니 기집들 시선이 다 그리로 가는 것이 아닌가. 마을 처자들 마음을 다 흔들어 놓을 작정이 아니라면 그럴 수가 없다. 덕분에 제가 남긴 손자국도 다 보여졌다. 정사의 흔적을 내놓고 다녔다니 저는 생각만해도 부끄럽고 얼굴이 화끈거려 죽겠는데 돌쇠는 그렇지도 않나보다. 솔직히 손톱자국을 낸 기억은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그 정도로 정신을 놓은 자각이 있었다. 상처가 많이 깊은 것일까. 더군다나 초희가 그걸 보고 엉엉 곡을 했다니.....머릿속으로 온갖 생각이 밀려들어왔다.

쇤네는 마님 것입니다. 마님이 오셨을 때부터.

아무래도 앞으로는 아무리 더워도 웃통은 벗지 말라고 해야겠다. 초희는 물론이거니와 돌쇠를 마음에 담았던 처녀들이 속상할테니까. 연모하는 사내가 다른 이를 품었다는 걸 알면 마음이 많이 아플 테니까. 그렇게 생각하고서 이루카는 빙그레 웃으며 이불 자락을 꽉 끌어 안았다. 엉덩이가 욱신욱신 아팠지만 신경쓰지 아니하고 허리도 더 둥글게 말았다. 뜨끈한 열에 머리가 멍하고 품에 안겼던 느낌이 아직도 너무 생생하여 혼자 있는데도 괜히 수줍고 마음이 설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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