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KAIRU ONLY 페러렐 90% 이상 분포 주의
※표시가 붙은 글은 폭력 및 성적 묘사를 포함합니다. 표시가 없어도 기본 어른테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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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타케 카카시는 정말 많이 피곤했다. 밀려드는 스케쥴 때문에도 피곤했지만 정신적으로 피곤한게 제일 컸다. 최대한 인생을 단순하게 살고 싶은 그는, 하기 싫은 걸 해야 한다는 것(시라누이 겐마 눈치보기)과 하고 싶은데 하고 있지 못한 것(우미노 이루카 꼬시기)에 저도 모르게 꽤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중이었다. 그것도 기억도 안나는 일 때문에 그래야 한다는 것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도저도 아닌 상황에, 문득 문득 정말 시라누이 겐마가 정말 맞나? 하는 생각도 여전히 들었다. 그래도 다시 곱씹어 보면 역시 겐마 밖에 짚히는 구석이 없어서 머리가 아프긴 했지만.
어찌 됐든 그는 제가 생각하고 있는 것이 진실이라고 믿고 있었다. 어차피 아무것도 기억 안나는 거 뭐가 더 있으리라 생각해 보지도 못했고, 일단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그렇게 말해 주고 있었다. 아마도 그렇게 그 사건은 물밑으로 가라 앉을 것 같았다. 하지만 또 다른 진실은 의외의 곳에서 발견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왠일로 스케쥴이 좀 빨리 끝난 날이었다. 숙소에 도착 하자마자 그는 제 방에 쓰러져 누웠다. 베개에 얼굴을 푹 묻고 있으면 사스케가 뒤따라 쫓아 오더니 빨간 고무장갑을 옆에 턱 던졌다.

"너 없을 때 내가 너 대신 쓰레기 비웠으니까 오늘은 니가 할 차례야."
"이따가."

귀찮아서 웅얼웅얼 대답하곤 고개를 돌려버리니 사스케는 바가지 긁는 마누라 마냥 닥달을 해댔다. 이새낀 나이도 어린게 너무 싸가지가 없었다. 제작년에 변성기를 거치고서는 목소리도 굵어져서 그나마 쥐꼬리만큼 있던 귀염성도 없어졌다.

"지금 냄새 엄청 나니까 당장 해야 된다고."
"아 좀 놔둬. 귀찮게...."
"빨리 안하냐? 냄새 쩔어."

그렇게 냄새가 심하게 나면 못 참겠는 사람이 먼저 알아서 하면 되는 것 아닌가. 다들 휴식기라 놀고 그러는 중에 혼자 고생하며 활동하고 그러는데도 봐주고 이런 것은 전혀 없었다. 누가 숙소에 못들어 오고 바쁘면 그냥 대신 해줄 법도 하건만 이런데서만 칼 같고 그렇다.
혀를 끌 차고 결국엔 마지못해 쓰레기통 앞에 주저 앉았다. 그는 무심코 얼굴을 찡그렸다. 사스케 말 대로 쓰레기통에서는 썩은 냄새가 진동을 했다. 저도 그렇고 죄다 사내새끼들 밖에 안사니까 분리수거라던지 음식물 처리라던지 이런게 제대로 될 리가 없었다. 음식물이 남은 채로 그냥 몰아 버리고 그러니까 벌레도 많이 꼬이고.
궁시렁대며 안이 꽉 찬 쓰레기 통 뚜껑을 열어 안을 뒤적거리던 때였다. 날파리 날아다니는 사이에서 쓰레기 더미 위에 살포시 올려져 있는 파란색 원단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이게 뭐지 하고 집게로 그것을 집어들었다. 어, 이거.... 술취한 기억에 어렴풋이 남아 있었던 그 날의 파란색 두건이었다. 그 동안 그 존재조차 잊고 있었다. 살펴보니 두건은 가위로 이곳저곳이 엉망으로 잘려진 채로 완전히 넝마주이 상태였다. 씨팔. 하타케 카카시는 그 순간 욕을 툭 던지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안그래도 컨디션 별로인데 완전히 뻐가리가 돌았다.

"이 개새끼야!!"

고무 장갑이고 뭐고 다 집어 던지고 카카시는 시라누이 겐마의 방문을 발로 퍽 차서 열었다.

"야 이! 씨발! 내가 이정도 굽히고 들어갔으면 됐지 뭘더 바라냐! 좀 실수한 거 가지고 치사하게 이딴식으로 나올거냐?"

여전히 시라누이 겐마한테는 많이 미안했다. 아마도 친구한테 당한 기억 같은 건 평생 잊지 못하겠지. 그런데 잘려져서 버려진 두건을 보니 시라누이 겐마의 치사한 작태가 정말로 열이 받았다. 보니까 버린지도 얼마 안됐다. 술김에 산 거지만 그래도 저 주려던 선물이었다. 거기다 아무렇지 않은 척 괜찮은 척 하더니 이렇게 며칠이나 지나서야 가위로 난도질 해놓고 버리는 심보가 도대체 뭐야?

"아직도 화가 안 풀렸어? 그럼 차라리 그냥 막 패라. 어? 내가 다 맞아 줄게."
"뜬금없이 쳐들어와서 지금 뭐라고 지껄이는거야?"

시라누이 겐마는 돌연 방으로 뛰어들어온 하타케 카카시의 말이 이해가 안되서 눈만 꿈벅꿈벅 거리고 있었다. 안 그래도 요즘에 눌러 놓은 거 많았던 하타케 카카시는 목에 핏대까지 세우고 덤벼들었다.

"너 지금 나 엿먹이냐? 니가 사내새끼면 그냥 화끈하게 화내고 말아! 내가 니가 충격을 많이 받은 건 이해를 하겠는데 이건 좀 아니지 않냐?"

그는 손에 들고 있었던 두건을 던졌다. 겐마는 제 앞에 뚝 떨어진 그게 뭔가 보다가 되려 지가 놀라서 하타케 카카시에게 되물었다.

"너 이거 어디서 났어?"
"어디서 났냐고? 지금 나한테 물었냐? 쓰레기통에서 주웠다! 니가 이렇게 속이 밴댕이 새끼라곤 생각 못했는데 도대체 이제서야 이걸 버린 저의가 뭐야?"

그런데 그렇게까지 말했는데도 겐마는 여전히 카카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를 못하는 눈치였다.

"야, 내가 그걸 버렸다고?"
"내가 너 줬던거잖아!"
"아 뭐래 언제 니가 이걸 날 줬다고!"
"도대체 무슨 소리 하는거야?"
"나야말로 지금 니가 무슨 소리 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니 뭔가 착각하고 있는 거 아니냐?"

겐마가 관자놀이를 툭툭 치면서 말하는데, 어디서 누가 찬물을 확 뿌린 것처럼 공기가 식었다. 지금까지 파란두건을 시라누이 겐마가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하타케 카카시는 여전히 시라누이 겐마를 흉흉한 눈초리로 보고 있었으나, 그렇다고 해서 또 겐마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거기서 대화의 촛점이 확 바뀌었다.

"받은 적 없어?"
"몇 번을 말해야 알아쳐먹을래?"
"나 이거 너주려고 샀던 건데?"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야 이거 니가....."

시라누이 겐마는 꼭 뭔가 알고 있는 것 처럼 굴었다. 그런데 답답하게 말을 다 안하고 곧 입을 다물었다.

"내가 뭐?"
"와 이 변태새끼. 모르는 척 하는 거야 아니면 정말 모르는거야?"

분명히 제가 모르는 게 더 있는 것 같아 채근하니 겐마는 얼굴을 한껏 일그러트리고는 얼척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카카시를 보았다. 지금까지 제가 뭔가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이라도 있었을까. 기억이 없다는 것이 이렇게 무서운 일인줄은 전엔 미처 몰랐다.

"기억 안 나."
"기억이 안 나?"
"안 나."

카카시가 인상을 팍 쓰면 설상가상 겐마는 이게 왠일이냐 하며 호들갑을 떨기 시작했다. 겐마가 그럴 수록 그는 더 불안해졌다. 뭐야. 그럼 두건 일은 어떻게 된거지. 그런거 줄 사람이 시라누이 겐마 밖에 없는데.

"너 진짜 기억 안나?"
"안난다고!!"

또 소리를 질렀다. 이젠 뭘 더 생각하는 것도 열이 받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이리저리 불확실하게 끌려다닌지 벌써 며칠 째였다.

"진짜 내가 너 억지로 후장 뚫은 건 정말 미안하게 생각하는....."

짜증이나서 카카시가 대놓고 그렇게 말하면 갑자기 말도 끝나기 전에 겐마의 발길질이 날아들었다. 그리고선 노발대발하며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기 시작하는 것 아닌가.

"야 이 씨발!!! 이 새끼가 지금 뭐래!"
"미안하다고!"
"그러니까 나한테 뭐가 미안하냐고! 그딴 짓 나한테 했다가 니가 무사할 줄 아냐? 당장에 사시미로 니 새끼 뱃가죽을 확 조져버리지?!"

겐마는 얼굴을 울그락 푸르락 해가며 아주 난리굿을 쳤다. 소름이 돋은 팔뚝을 벅벅 문질러 대기도 했다. 숨도 쉬지 않고 말하면서 질색 팔색 식겁을 하기에 되려 놀라고 당혹스러워 진 건 카카시 쪽이었다.

"뭐?"
"저거 니가 이루카.....때 쓴거잖아 변태야!!"

사건의 전말은 이러하다.
이루카는 요 며칠 내내 아팠다. 자주는 아니지만 일년에 한 두 번 정도 이유도 없이 아플 때가 있었다. 어찌나 지독하게 앓는지 애기 때부터 부모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스물 중반을 목전에 두고도 여전했다.
그날은 겐마의 생일이었다. 숙소에서 조촐하게 술자리가 있었다. 아파서 누워만 있고 제대로 챙겨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하자 겐마는 신경 쓸 것 없다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기도 했다. 회사 사람들이 몇 모이고 밖은 금새 시끌시끌해졌다. 거기다 카카시가 첫 공중파 일위를 했다고 해서 축제 분위기였다.
아픈 이루카는 겐마와 사스케와 야마토가 돌아가면서 들여다 봐주었는데 그래도 나이가 같은 야마토가 대부분을 챙겼다. 야마토는 귀찮음이 참 많았지만 가끔 앓는 이루카를 보면 얘 곧 죽을 것 같단 생각을 종종 했기 때문에 그냥 군말 없이 잘 챙겨 주었다.

"다 먹었으면 약 먹어."
"응..."

야마토는 이루카가 죽을 다 먹는 걸 보고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나가려는 야마토의 뒤를 이루카가 잡았다. 아직도 카카시는 숙소에 돌아오지 않았다. 이루카는 카카시의 안부가 궁금했다.

"......카카시씨는 언제 와?"
"어? 카카시 형 다른 스태프들이랑 술마신댔는데. 왜?"
"아아....아니, 아무것도 아냐...."

잘 나오지 않는 목소리로 대답을 하고 이루카는 다시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갔다. 이루카의 붉었던 얼굴이 좀 더 붉어진 것 같이 보였던 것은 야마토만의 착각이었는지.
저녁이 되자 밖에서는 사람들이 왔다갔다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 이루카는 얌전히 약을 챙겨먹고 누웠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그리고 아파서 발개진 얼굴로 제가 좋아하는 캡 멋지고 열라 잘생긴 하타케 카카시를 생각했다. 바쁜 탓에 숙소에서는 잘 못보니까 라디오에서 목소리를 듣거나 TV로 밖에 얼굴을 못보는데 오늘 TV에서 본 카카시씨는 참 멋있었다. 작곡은 말할 것도 없이 잘하면서 직접 음악방송 일위까지 하다니. 능력도 좋은 카카시씨. 원래도 멋있는데 다른 때보다 몇 배는 더 멋있어 보였다.
이윽고 약기운에 잠이 막 쏟아졌지만 이루카는 억지로 참았다. 어떻게 해서든 카카시를 볼 생각이었다. 그래서 일부러 낮에 좀 많이 잤는데 아프니까 계속 잠이 쏟아져서 조금 고생을 했다. 그래도 카카시의 모습을 떠올리면 견딜 수 있었다. 술을 마신다고 했으니 언제 들어올지 모르지만 그래도 기다리고 있다가 카카시씨가 들어오면 직접 축하한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우미노 이루카를 마음에 둔 누구씨가 본다면 꽤나 기특해 했을 광경이었다.
그러다 깜박 잠이 들었다. 몸이 나른해서 이루카도 도리가 없었다. 그래도 좀 자고 일어나니까 몸이 아까보단 좀 괜찮아 진 것 같았다. 가물가물한 눈으로 시계를 보니 새벽 세시 반이 좀 지난 시각이었다. 아...이미 들어왔으려나. 그렇다면 조금 낭패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왔다. 들어왔나 확인이라도 할 생각이었다.

"어...?"

그때 하타케 카카시는 숙소에 와 있었다. 그런데 방에 있는게 아니고 거실 소파에 기대 앉아서 눈을 감고 있었다. 등받이에 머리를 기대고 뒤로 꺽여진 목에 도드라진 목울대가 침을 삼킬 때마다 위아래로 움직였다. 이루카는 오랜만에 보는 카카시의 모습에 심장이 막 뛰었다. 왜 여기 있지 하고 다가가니 잠든 것 같아서 살며시 카카시의 어깨를 흔들었다.

"카카시씨, 왜 이러고 있어요. 감기 걸리는데....방에 가서 주무세요."

이루카가 그렇게 말을 걸면 곧 두어 번 미간이 구겨지더니 선이 날카로운 눈이 떠졌다. 이루카는 그의 다크 그레이 빛 눈동자에 저도 모르게 숨을 훅 들이마셨다.

"어.....? 뭐야...예쁜이.....?"

눈 뜨자마자 예쁜이라니, 이루카는 당황했지만 카카시가 낮은 목소리로 그렇게 불러주는 것이 기분 나쁘지는 않았다. 이루카는 저도 비실비실 대는 주제에 멋있는 카카시씨 부축해주겠다고 좀 더 가까이 다가갔다. 그런데 갑자기 그런 이루카의 어깨를 꽉 잡은 카카시가 앞으로 몸을 확 기울였다.

"악!"

그 탓에 이루카는 소파에 머리를 찧었다. 안그래도 두통때문에 상태가 나빴는데 누군가 머리 속을 칼로 찢어 발기는 것 같았다. 이루카는 바르작 거리면서도 없는 정신에 카카시씨 괜찮으세요하며 하타케 카카시를 걱정했다. 팔을 들어 어깨를 밀어내 보았지만 위에서 이루카를 깔고 있는 카카시의 몸은 꿈쩍을 안했다.

"으읏....아...카, 카카시씨!"

카카시의 입술이 이루카의 목이며 쇄골을 뜯어 먹기라도 할 듯 세게 물고 빨았다. 큰 손이 옷 안으로 들어와 가슴이며 배며 옆구리 이곳저곳을 더듬었다. 감기 몸살로 뜨겁고 한껏 예민해져 있는 이루카의 몸에는 그것만으로도 큰 자극이었다. 안그래도 앓아서 힘이 하나도 없는데 강하게 밀어 붙이니 이루카는 그저 당하며 낑낑 댈 수 밖에 없었다. 양 팔이며 다리는 자유로웠으나 잘 움직일 수가 없어서 발버둥 치는 것 같지도 않았다.
곧이어 덥고 독한 술 내음이 훅 끼쳤다.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입술로 전해지는 술기운이 장난이 아니었다. 더불어 물컹한 혀가 막 섞여서 움직이고 머리가 핑 돌아서 이루카는 거의 정신이 없었다.
시라누이 겐마가 방에서 나온 것이 바로 그때였다. 잠을 자다가 목이 타서 냉수 한컵 마시러 나왔다. 그런데 거실에 나와보니 하타케 카카시로 보이는 인간이 소파에 우미노 이루카로 보이는 인간을 깔아 놓고 강제로 입술을 부비고 있었다. 그러니까 딱 봐도 강간현장이었다. 하타케 카카시는 우미노 이루카가 내는 앓는 소리가 다 먹힐 정도로 열렬한 키스를 시전 중이었다. 처음엔 이게 꿈인가 생신가 해서 제 뺨을 때려도 봤는데 꿈이 아니었다. 상황을 파악하자마자 겐마은 식겁해서 거기로 무작정 달려들었다.

"야야야!! 하지마 개새끼야!!"

하타케 카카시의 가죽 자켓 뒷목을 붙잡고 잡아 당기는데 이 자식 이게 또 힘이 장난이 아니었다. 끝까지 우미노 이루카 입술을 물고는 안 놔주는거다. 원래도 힘 센 건 알았지만 술 마시니 그 힘이 주체가 안되는 모양이었다. 무대 뛴다고 쓸데 없이 몸 만들었던 것도 생각났다.
어쨌든 하타케 카카시는 옆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도 분간이 안가는지 포르노를 하나 찍으려고 작정을 한 것 같았다. 그대로 가만히 놔두면 저 보는 앞에서 아주 끝까지 갈 것 같았다. 우미노 이루카을 물고 빨고 옷을 벗기면서 엉덩이며 밋밋한 가슴을 사정 없이 주무르는데 우미노 이루카은 그거에 반응해서 또 앙앙거리고. 참 시각적 정신적 충격이 컸다. 나 여기 가만히 있으면 얘네 떡치는거 실시간 라이브로 볼 수 있는 건가.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루카가 울면서 눈빛으로 SOS를 치는 것을 보고 다급해진 시라누이 겐마는 아예 둘을 갈라놓으려고 둘 사이로 몸을 집어 넣었다. 그런데.

"씨발 꺼져!"
"으억-"

지가 무슨 헐크라도 되는 줄 아는지 카카시가 겐마를 팔로 휙 뿌리쳤다. 무방비였던 겐마는 방어도 못하고 거실 중간으로 날아가버렸다.

"윽, 이 새끼가...!"

겐마는 넘어지면서 부딪쳤던 뒷통수를 꽉 붙잡았다. 술취한 놈 주정이지만 한 대 얻어 맞으니 기분이 아주 팍팍 상했다. 지금 나랑 한번 해보자는 거냐 이자식아. 이를 빠득 갈고 다시 달겨든 그는 하타케 카카시의 옆구리에 제 주먹을 찔러 넣었다.

"컥!"

하타케 카카시는 비틀거리며 우미노 이루카에게서 떨어졌고 곧 서늘한 카카시의 안광과 씩씩대는 겐마의 안광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그렇게 우미노 이루카을 놔두고 왠 오밤중의 난리가 났다. 다른 사람들은 취해 골아떨어져서 이런 난리가 났는지도 모르는 것 같았다. 이루카는 두 사람이 미친놈들처럼 난투를 하는 동안에 엉금엉금 일어나서는 벗겨진 옷을 주섬주섬 챙겼다. 그리고 훌쩍훌쩍 대며 둘이 싸우는 걸 다 봤다. 엄청 무서웠다. 둘이 왜 저러는 건지도 솔직히 그때는 잘 이해가 안갔다.
이루카는 머리를 움켜쥐었다. 머리가 정말 너무 아파왔다. 진득하게 키스하는 사이 저도 술에 취한 것 같았다. 좀 가라 앉았었던 열이 다시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하아...."

힘들어서 둘이 싸우든 말든 소파머리에 기대어 얼마쯤 있었을까. 몸이 허공에 붕 뜨는 느낌이 있었다. 누군가 제 몸을 들쳐 안았다. 하타케 카카시였다. 카카시씨가 이겼나봐. 겐마는 조금 멀리에 배를 움켜쥐고 쓰러져 있었다. 카카시는 이루카를 안고서 그대로 제 방으로 들어갔다. 그때도 하타케 카카시의 눈빛은 정신이 제대로 들어있는 눈빛은 아니었다.
본격적으로 침대에 내동댕이 쳐져서, 이루카는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카카시가 찢어버리기라도 듯 옷을 벗기려 하기에 팔로 몸을 감싸 안았다. 옷 벗기기가 수월하게 되지 않자 하타케 카카시는 욕을 하고 짜증을 냈다. 그리고 손이 올라갔다. 지금까지 카카시는 이루카에게 실수로라도 손찌검을 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왠일인지 이때만큼은 카카시가 저를 때릴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루카는 저도 모르게 으앙하고 우는 소리를 냈다. 물론 맞은 건 아니었지맘.
하타케 카카시는 제 주머니에서 뭔가를 주섬주섬 꺼냈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는 않았는데 무슨 천같은 거였다. 왜 저런게 주머니에서 나오는지 모르겠다.

"하지마...하지마세요..."

뭐하려는 건지도 모르고 일단 거부를 했다. 하지만 하타케 카카시는 그 소리가 들리지 않는지 손쉽게 이루카의 팔을 모아 머리 위로 올렸다. 파란 두건은 이루카의 팔목을 결박하기에 참 안성맞춤이었다. 침대 머리 장식 부분에 이음새 부분을 걸어 놓으니 이루카는 정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되었다.

"아, 응-! 아! 안돼...앳! 시, 싫어! 아....!"

옷이 다 벗겨지고 그대로 다리가 벌려졌다. 다리 사이를 가르고 몸을 반으로 찢어 놓을 듯이 들어오는 카카시의 것은 너무 뜨겁고 커서 이루카는 당하는 중에도 몇번이나 기절을 했었다. 가뜩이나 오른 열에 열이 더해지니 질식사 안한 것이 천만 다행이었다. 덕분에 도대체 몇 번이나 했는지 감도 안왔다. 그런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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