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KAIRU ONLY 페러렐 90% 이상 분포 주의
※표시가 붙은 글은 폭력 및 성적 묘사를 포함합니다. 표시가 없어도 기본 어른테이스트





고 3이 되던 봄에, 학교에는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

“걔가 그렇게 죽여?”
“왠만한 여자애들은 발끝도 못 따라갈걸? 허리 돌리는 게 진짜 쩔어.”
“그래봤자 사내새끼인데 무슨.”
“야, 니가 못 봐서 그래.”

처음에는 몇몇 남학생들 사이에서만 은밀하게 돌았던 소문은 이내 걷잡을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진실인지조차 불분명한 그 소문을 대부분은 매우 흥미로워했다. 여학생 그림자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고등 남학교에서 이런 자극적인 이야기만큼 주목을 끄는 것도 없는 것이다. 카카시는 이 소문을 같은 반이었던 어떤 녀석을 통해서 들었다. 이름도 기억나지 않지만 꽤 거칠고 마초같은 인상을 가진 놈이었다.

카카시는 창가 자리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그 근처로 몇몇 사내녀석들이 모여들었다. 솔직히 덩치 큰 녀석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그 모습은 썩 보기 좋은 모양은 아니었다. 모여있는 본인들만 그걸 몰랐다. 거기다 녀석의 목소리가 너무 컸기 때문에, 대화에 참여하고 있지 않은 사람들도 대화의 내용을 모두 이해할 수 있을 정도였다.

듣고 싶지 않아도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소문을 종합해보면, 아무래도 그 소문의 2학년은 상대에게서 조금이라도 마음에 드는 구석을 찾아내면 기꺼이 옷을 벗고 다리를 벌려주는 모양이었다. 섹스를 하면서 ‘좋아?’라고 물어보면 ‘***해서 좋아.’라는 답을 주는 것 같았다.

처음에 그 2학년이 전교적인 주목을 받은 것은 섹스 때문이었지만 사실 그 소문에 대한 흥미를 증폭시킨 것은 섹스 중간에 한다는 이 대화 때문이었다. 그 2학년에게 ‘물건이 커서 좋다’는 이야기를 들은 그 녀석은 그 대답이 썩 마음에 들었는지 한동안은 그 이야기만 해대고 있었다. ‘돈이 많아서 좋다’ ‘얼굴이 잘생겨서 좋다’ 등등의 속된 대답들 속에는 ‘수학을 잘해서 좋다’는 어처구니 없는 칭찬도 있었다.

그 2학년을 부르는 이름은 다양했다. 화냥년, 논다니, 창녀 등등.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갈보년이었다. 카카시는 그 2학년이 본명으로 불리는 것을 한번도 들은 적이 없었다. 그래도 어쩐일인지 카카시는 그 2학년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우미노 이루카, 그것이 그 2학년의 이름이었다.

원래 우미노 이루카는 입학 당시만해도 그렇게 갈보 행세를 하면서 다니지는 않았다. 카카시가 우미노 이루카라는 이름을 알고 있었던 것도 우미노 이루카가 수석으로 입학해 학년 대표를 했었기 때문이었다. 소위 금수저 물고 태어난 녀석들만 모여든 이 학교에서 우미노 이루카는 1학년 내내 수석을 놓치지 않았다. 시험 직후 학교 게시판에 대문짝만하게 붙은 성적표에 우미노 이루카의 이름은 언제나 1순위였다. 게시판 앞에서 순진한 웃음을 지으며, 친구와 재잘재잘 대던 모습을 본 적도 있었다.

게시판의 단골이었던 그 이름이 사라지고, 갈보년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름을 얻은 그 전후로 우미노 이루카는 변했다. 무엇이 우미노 이루카를 그렇게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부모가 죽었다는 둥, 집안이 망했다는 둥, 그래서 조폭들한테 레이프를 당했다는 둥 흉흉한 소문들이 떠돌았지만 무엇하나 사실로 확정된 것은 아니었다.

소문을 듣고 얼마 지나지 않아 카카시는 딱 한번, 우미노 이루카가 몇몇 3학년들과 집단 섹스를 하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었다. 그 3학년들은 카카시와는 꽤 교류가 있는 녀석들이었다. 그네들은 카카시에게도 권유를 걸었지만 그는 그냥 멀뚱히 그 광경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소문대로 우미노 이루카는 적극적이었다. 친구 하나 없이 무표정으로 교정을 걸어다니던 모습이 거짓말인 것처럼 과시하듯이 허리를 흔들었다. 우미노 이루카는 구경꾼이 있는 것도 별로 상관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저 제 다리 사이에 타인의 성기를 끼워 넣은 채로 쾌락에 허덕이면서 눈물까지 흘렸다. 그것도 부족한지 제 성기며 가슴을 만져 달라며 타인의 손을 이끌었다.

너무 많이 박혀서 그런건지, 아니면 본성이 그러한건지 놀라울정도로 순종적인 몸짓과 나긋나긋한 목소리였다. 녀석들은 거기에 홀려서 나중에는 창녀니 갈보년이니 우미노 이루카를 깔보던 말도 목구멍 속으로 쳐 넣고 그저 그 몸에 제 몸을 부대끼는데 열중이었다.

좀 더 만지고, 좀 더 자신을 깔보고, 좀 더 강하게 안으라고, 우미노 이루카는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타인의 피부를 필사적으로 찾는 그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어쩐지 안타까운 마음이 들게 하는 것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어스름지는 너절한 체육창고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 치고 지나치게 자극적이었다.

카카시는 원래 소문에 휩쓸리는 성격은 아니었다. 딱히 친구를 만들지도 않았고 학교 생활에 열심인 편도 아니었다. 1년 내내 같은 반이었던 놈들의 이름조차 그는 기억하지 못했다. 그러나 아무도 없는 교정을 멀뚱히 바라보고 있는 우미노 이루카를 보았을 때 그는 무심코 그 아무런 의욕도 찾아 볼 수 없는 그 손목을 붙들었다. 우미노 이루카는 당장이라도 노을 빛 속에 사라질 것처럼 보였다.

“너 내 거도 넣어 볼래?”

그 추접한 말에 우미노 이루카는 대답하지 않았다. 단지 어린 빛을 띄는 까만 눈동자로 그를 응시하고서는 그를 후미진 과학실로 안내했다. 제 옷을 한올한올 벗고서 우미노 이루카는 손을 뻗었다. 그는 탈의도 하지 않고 우미노 이루카가 내민 손을 붙들었다. 무방비로 제 앞에 펼쳐진 유연한 몸을 꽉 붙잡고, 원한다면 원하는 만큼 만져 주겠다고 생각했다.

허리를 흔들면서 그는 물었다.

“좋아?”
“아, 흣, 아--! 모, 모르..읏, 겠, 읏....!”

우미노 이루카에게서 그가 얻은 대답은 ‘모르겠다’였다. 그 후로 졸업할 때까지 우미노 이루카와 와 그는 정확히 26번의 섹스를 했고 그와 비슷한 수의 수음을 했으며 약 60여 회 정도의 키스를 했다. 그때마다 그는 우미노 이루카에게 같은 질문을 반복했지만 돌아 오는 대답은 변하지 않았다.

졸업하는 날 학교를 떠나는 선배들을 전송하는 후배들 무리에 우미노 이루카는 없었다. 마지막 섹스는 어땠더라, 생각해 보았지만 기억나지 않았다. 우미노 이루카와 그는 거의 대화를 하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우미노 이루카에 대해서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딱 한번 대화라고 할 수 있을만한 것을 한 적은 있었다.

슬슬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어느날이었다. 우미노 이루카는 드물게 요설이었다. 우미노 이루카는 정사의 여운에 젖어 그의 맨 가슴에 얼굴을 기대고 있었다. 다시 생각해보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배갯머리송사였다.

“소설을 하나 봤어요.”
“....”
“주인공이 병에 걸렸는데 그게 애인을 너무 좋아해서 걸린 병이었어요. 애인이 바람이 나서 헤어졌는데, 헤어지고도 너무너무 사랑해서 그게 뼈랑 연골을 녹이고 장기까지 못쓰게 돼서.”

세상에 그런 병은 없다고, 그렇게 말하면 우미노 이루카는 입술을 왜곡 시키고 말했다.

“그래도 부러워요.”
“그 주인공이? 아니면 상대가?”

우미노 이루카는 한참을 생각하는 듯 뜸을 들이고는 답했다.

“상대가요.”

졸업 후에 우미노 이루카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고교시절 한때의 해프닝이 으레 그렇듯이 그 시절 우미노 이루카에 대한 기억도 서서히 희박해졌다. 가끔 사교계에서 동창들을 만나도 우미노 이루카에 대한 이야기는 언급되지 않았다.

모든 것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한 것처럼 보였다. 그 역시 변했다. 아버지에게서 사업을 승계받고 사람들을 상대하다보니 무뚝뚝하던 성격도 많이 유들유들해졌다. 그는 사업상에 만나는 사람들의 이름을 전부 기억할 수 있었고 시험에 익숙하던 머리는 이제 셈에 재능을 발휘했다.

때때로 우미노 이루카가 생각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우미노 이루카에 대한 기억은 예고도 없이 목에 걸린 생선가시 같은 것이었다. 사실 우미노 이루카와 섹스했던 기억은 꽤 많이 희미해졌는데 이상하게도 처음 보았을 때 우미노 이루카의 웃는 모습이나, 했던 그 말만큼은 어제 일처럼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 있었다.

우미노 이루카는 ‘뼈가 녹아내릴만큼’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났을까. 지금쯤이면 잘 웃고 있을까.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 이유도 없이 심장이 빠듯하게 조여왔다. 그런 밤이면 잠이 오지 않아서 그는 찬장에 올려진 위스키를 뜯었다.

그가 우미노 이루카를 다시 만난 것은 졸업 후 6년만이었다. 우미노 이루카는 펍에서 셰이커를 흔들고 있었다. 세월이 무섭기는 무서운 모양인지, 우미노 이루카는 손님들을 향해 웃고 있었다. 표정이라는 것을 지을 줄 모른다는 듯이 희미했던 옛 모습은 거기에 없는 것 같았다. 그를 발견하고서 우미노 이루카가 먼저 인사를 걸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이네요.”

답지 않게 그 인사에 목이 말랐다. 그의 눈에 우미노 이루카는 1학년 때 게시판 앞에서 웃고 있던 그 순진했던 모습 그대로인 것처럼 보였다. 몇마디 의미 없는 대화를 나누고서 우미노 이루카는 이제 곧 일이 끝난다며 그를 붙잡았다. 두 사람은 자리를 이동해 술잔을 기울였다.

“학교는 그만 뒀어요. 2학년 까지만 다니고.”

그가 학교를 졸업하기 이전에 이미 결정했던 일이라고 우미노 이루카는 말했다. 학교를 그만두고 무슨 일을 했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그도 굳이 묻지 않았다. 타애 없는 세상 이야기를 하면서 우미노 이루카는 싱긋싱긋 잘 웃었다. 또 무엇이, 우미노 이루카를 이렇게 변화시킨 것인지 그는 알 수 없었다. 정말 세월 때문일 수도 있고 자신이 모르는 무엇인가가 있을 수도 있었다. 고등학생 시절에 우미노 이루카가 그러했듯이.

“좋아보이세요.”

그래서 우미노 이루카가 이렇게 말했을때 그는 어떤 말도 돌려주지 못했다.

적당히 술이 들어가고 자연스레 몸을 섞었다. 고교시절 우미노 이루카와 했던 섹스가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살을 부대끼면 바로 어제 일마냥 선명하게 떠올랐다. 그 덕분에 우미노 이루카와의 섹스는 뜨거웠다. 다시 고등학생때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었다. 많이 변했다고 느꼈는데 막상 몸은 그다지 변하지 않은 것 같았다. 느끼는 곳을 만지고 애무하면 나긋나긋한 몸은 만족스러운 반응을 돌려주었다.
.
우미노 이루카를 흔들면서 그는 다시 물었다. ‘좋아?’ 그러면 우미노 이루카는 돌연 흐느끼는 듯 울음 섞인 신음을 내뱉으면서 ‘모르겠다’라고 답했다. 눈가가 시큰해져서 그는 좁힌 미간을 더욱 더 찌푸리고 입술을 깨물었다.

우미노 이루카가 섹스에 지쳐 잠이 들면, 그는 침대가에 일어나 앉아서 담배에 불을 붙였다. 희어졌다 사라지는 연기 속에 1학년이었던 우미노 이루카가 순진하게 웃고 있던 모습이 어슬거렸다. 그 위로 그런 우미노 이루카를 바라보고 있었던 자신의 모습도 겹쳐졌다. 그 옛날, 왜 자신은 게시판 앞에서 그렇게 우미노 이루카의 이름을 찾았나.

목이 메여서 그는 담배를 낀 손을 들어 거칠게 얼굴을 쓸었다. 무턱대고 가슴이 아팠고, 할 수만 있다면 그대로 목놓아 울고 싶은 기분이었다. 그는 얼굴을 가리고 그대로 몸을 웅크렸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심장으로부터 전이되어 퍼져가는 이 아픔에 뼈가 녹아내릴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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